따뜻한 모피는 어디서 온걸까 | 공장식 축산(3)

※ 본 게시물은 2020년 5월 25일에 작성되었습니다.




밍크 코트, 소 가죽 신발, 악어 가죽 가방 … 우리는 따뜻하다거나 고급져보인다는 이유로 동물을 입고, 신고, 들고 다닙니다. 그런데 그 제품들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1년 전 쯤 이 영상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던 게 잊혀지지 않는데요. 거위와 토끼가 고통에 비명을 지르는데도 전혀 개의치 않고 털을 뽑는 모습이 너무 잔혹하게 느껴져 이 이후로 모피, 가죽 등 동물성 의류 제품을 소비하지 않고 있습니다.


😳 따뜻한 모피는 어디서 온걸까


모피를 생산하는 동물은 100여종에 달하며, 전 세계 모피의 75퍼센트 이상은 사육 시설에서 생산됩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 매년 3천만 마리의 동물들이 도살당하죠. 가장 많이 사육되는 동물은 밍크이고 그 다음이 여우라고 합니다. 이들 역시 공장식 축사나 강아지 번식장처럼 작은 케이지 안에서 지내는데요, 본래 야생동물이기에 심각한 정신장애의 징후를 보이기도 합니다.



모피 동물에게서는 털만 취하면 되기 때문에 병에 감염되거나 부상을 당해도 치료하지 않고 내버려 두기까지 합니다. 사육 시설에 있는 밍크의 약 30퍼센트가 자해 행동을 보이며, 동족 살해 또한 흔하게 일어난다고 해요.


당연히 이들은 죽는 순간까지 인도적인 대우를 받지 못합니다. 라쿤의 경우 몽둥이로 때리거나 뒷다리를 잡고 바닥에 내리쳐 기절시킨 후, 살아있을 때 가죽을 벗깁니다. 죽은 후에는 가죽이 경직되어 벗기기가 어렵고 털의 윤기가 사라지기 때문인데요. 당연히 의식이 돌아오면 큰 고통에 시달리다가 죽게 되죠.


토끼는 위 영상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의식이 있을 때 손으로 잡아 뜯어 털을 얻습니다. 이렇게 3개월마다 털이 뽑히고 2~5년 후에는 가죽을 벗깁니다.


옷에 달려있는 택(tag)에서 ‘울’이라는 소재를 쉽게 보실 수 있는데요. 양의 엉덩이 부분 살점을 마취도 없이 도려내 채취하는 (뮬싱mulesing 방식) 소재입니다. 양의 전체적인 털은 기계로 깎는 것이 맞으나, 당연히 양이 가만히 있지는 않겠죠. 억지로 털을 깎는 과정에서 살도 찢기고 골절도 생기는데 치료는 전혀 이뤄지지 않습니다. 이후 생산성이 떨어지면 배에 실려서 한 달동안 밥도 물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중동 부근에서 도살 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야생에서 포획해 모피를 얻는 방법 또한 아직까지 행해지고 있습니다. 이 때는 덫을 사용하는데요, 대부분이 바로 죽이지 않고 잡아두는 형식입니다. 사냥꾼들은 동시에 여러 개의 덫을 놓기 때문에 잡힌 동물을 죽이기까지 평균 15시간이 걸린다고 해요. 그동안 끔찍한 고통을 겪으며 목숨만 간신히 부지하는 거죠. 발이 잘린 채로 도망가 과다출혈이나 감염 등으로 곧 죽는 동물도 많고, 덫을 이빨로 물어뜯다가 이빨이 모두 부러지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덫에 걸리는 동물들이 모두 사냥꾼이 잡으려던 동물은 아니라는 거예요. 심지어 원치 않았던 동물이 더 많이 걸린다고 합니다. 이런 식으로 희생되는 수가 미국에서만 매년 4백만 마리에서 6백만 마리에 이른다고 하는데, 운이 안 좋았다기엔 너무 많은 숫자가 아닌가 싶어요.


가죽 산업은 어떨까요? 우리는 소나 돼지 등 가축의 가죽을 가장 많이 이용하고 그 다음으로 악어, 캥거루, 뱀도 이용합니다. 공장식 사육 시스템 내에 ‘가죽’의 생산도 포함되어 있는 것이죠. 오늘날 아시아에서만 세계 가죽의 78퍼센트를 공급하고 있는데, 이 중 대부분은 중국과 인도에서 생산됩니다. 그러나 이 두 국가는 동물 복지에 대한 인식도가 낮아 도살법에 대한 제재가 약하다고 합니다. 이것이 동물권 단체들이 이 두 국가의 가죽 제품을 특히 소비하지 말 것을 당부하는 이유예요.



👍🏻 대세는 비건 패션!



몇 달 전 패션업계에서 일하는 친구가 재미있는 소식을 전해줘서 본 적이 있는데요. 바로 스텔라맥카트니(STELLA McCARTNEY)라는 브랜드의 2020 F/W 여성 컬렉션 쇼에서 동물성 소재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기사였습니다. 이미 세계 4대 패션위크 중 하나인 런던 패션 위크는 2018년 9월부터 모피를 퇴출시킨 바 있죠.


구찌(GUCCI), 비비안웨스트우드(Vivienne Westwood), 메종 마르지엘라(Maison Margiela), 버버리(Burberry), 베르사체(Versace), 코치(COACH) 등은 퍼 프리(fur free) 정책을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비건 패션은 특정 기업들만이 아닌 전반적인 패션업계의 트렌드로 자리잡아 가고 있습니다. 파인애플 줄기 섬유질로 만든 가죽인 피냐텍스(Pinatex), 버섯 균사체를 활용해 만든 마일로(Mylo), 선인장으로 만든 가죽 데저토(Desserto) 등 대체 소재에 대한 개발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해요.



🤔 뭐가 비건이고 뭐가 논비건인데?


사실 소재에 대해 별 관심이 없는 분들은 무엇이 비건이고 논비건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 블로그에서 알기 쉽게 정리해두셨으니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참고]

나의 비거니즘 이야기(보선)

아주 특별한 상식 NN - 동물권, 인간의 이기심은 어디까지인가?(캐서린 그랜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