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안 힘든 사람이 어딨어? | 코로나블루

이엪지

👀 미리보기


- '코로나 블루'는 이들에게 더 가혹했다  : 2-30대 여성 자살률의 급증

- 장애인과 그 가족들에게는 더욱 비극적인 : 돌봄 노동과 수업에서의 차별

- 한파에 코로나까지, 겨울은 너무 힘들어요 : 노숙인들의 코로나 속 겨울나기

- 공감과 연대로 함께해주세요! : 작지만 따뜻한 여러분의 손길을 나누어주세요.


🧡 이번 글은 이엪지의 디테일 담당 브랜디가 만들었어요😉




💬 위기 상황에서 가장 먼저,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건,


자연재해, 사건사고, 전염병 등의 위기 상황에서 가장 먼저,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건 대부분 취약계층입니다. 태풍이 몰아치고 폭설이 내려도 서울의 고층 아파트에 거주하는 사람과 작은 단칸방에 거주하는 사람은 전혀 다른 생각을 할 수밖에 없죠. 그래서 환경운동은 때때로 인권운동이 되기도 합니다. 


코로나19는 전례 없는 혼란을 야기하며 지난 한 해 동안 국민 모두를 괴롭혔습니다만, 이 전염병 역시 취약계층에게 가장 매섭게 굴었습니다. 코로나 블루로 2-30대 여성의 우울증이 급증하였고, 중증장애인의 외출이 불가해지면서 증세가 악화되는 경우가 많았으며, 노숙인들을 위한 무료 급식소는 운영을 중단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모두가 힘들고 어려운 시기이지만, 이 글을 한 번 읽고 너무 쉬이 잊어버리지는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동정과 연민보다는 공감과 연대의 마음으로 이곳에 잠시나마 머물러주시기 바라며, 이번 한 주 구독자 여러분도 편안하게 보내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 브랜디 드림 -


#EFG ISSUE : 코로나19와 소수자

👤 '코로나 블루'는 이들에게 더 가혹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가 생겼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감염에 대한 불안과 무거운 사회 분위기 때문에 겪는 우울감 또는 불안감을 말하는데요. 지금 상황에서 힘들지 않은 사람을 찾기는 어렵겠지만, 이로 인한 타격이 여성에게 더욱 심각하다는 보도가 꾸준히 있었습니다. 


작년(2020년) 1월~6월 국내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여성은 1,924명으로, 재작년(2019년)보다 7.1% 늘어났습니다. 같은 기간 전체 사망자 수가 2.4%, 남성 자살률이 6.1%씩 줄어든 것과는 대조적인 현상인데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작년 8월 한 달간 극단적 선택을 한 여성이 무려 65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급증했다고 합니다. 연령별로 살펴봐도 작년 1월~8월 동안 20대 젊은 여성의 자살시도자가 전체의 32.1%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죠. 


왜 이런 일이 발생한 걸까요?


1️⃣ 계속 '집콕'하고 있다보니 타인과의 소통이 줄어들었어요.

2️⃣ 기본적으로 남성에 비해서 신규로 노동시장에 진입하기 어려운 여성들이 코로나 사태로 더욱 심각한 취업난과 경력단절을 겪었어요.

3️⃣ 기혼 여성의 경우, 가족들이 다 함께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돌봄 부담이 커졌죠.


위의 3가지 이유를 읽으면서 '어라, 이거 내 얘긴데'라고 생각하신 분들이 계실 것 같습니다. 실제로 제 주변에도 코로나로 인해 무기력과 우울감이 지속된다는 하는 분들이 여럿 계셨어요. 워낙 큰 사회적 문제다 보니 정부는 지난해 11월 말, 그동안 ‘자살 위험군’으로 분류하지 않았던 2030 여성을 처음으로 자살 위험군에 포함시켜 예방대책 마련에 들어갔습니다.


스마트폰 앱을 활용한 비대면 자가진단을 보편화하고 상담 인력과 대응 체계를 대폭 확충하고,  청년 여성, 경력단절 여성 등을 위한 취업 지원 제도를 제공하는 등의 계획을 발표했는데요. 부디 실질적인 효과를 보이길 기대해봅니다.


🦽 장애인 차별이 여성 차별과 직결되는 이유


"흔히 모성은 성스러운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모성을 과하게 찬양하는 것도 여성 차별이다. (중략) 모성을 강조할수록 양육은 여성 개인의 자질 문제가 되고, 남성과 국가는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

- <지금, 또 혐오하셨네요>中



사회는 기혼 여성, 특히 '엄마'들에게 가족을, 아이를 잘 돌볼 것을 강요합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여성 코로나 블루의 원인 3번으로 꼽힌 부분이기도 한데요. 중증장애인인 자녀를 돌보는 여성들의 경우 사태는 더욱 심각합니다. 작년 7월 광주에서는 모자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안타까운 사건도 있었죠. 


영상에 따르면 문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1️⃣ 정신지체장애인의 경우, 바깥 생활을 하지 못해 증상이 악화됨

2️⃣ 거동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의 경우, 학교나 시설이 문을 닫아 가족들이 경제 활동과 돌봄 노동 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


문제를 조금 다른 측면으로도 살펴볼까요? 사실 돌봄 노동 자체가 그동안 천시받아온 행동이긴 합니다. 임금노동과 비교해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았고 비경제적으로 생각됐는데, 지금도 그런 시선이 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돌봄 노동의 주체가 주로 여성이라는 점에서 이는 결국 여성에 대한 사회적 차별로 이어지죠. 따라서 위 영상과 같은 상황에 처해있는 가족들을 외면하고 지원하지 않는 행동 내에는 장애인 차별뿐만 아니라 여성 차별, 주부 차별 등 역시 내포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 다른 문제도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의 대학 수업이 온라인으로 이루어지면서, 교수님의 입 모양을 잘 읽을 수 없게 된 청각장애인들이 수업을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 건데요. (심지어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수업하시는 경우도 있었다고...😥) 때문에 청각장애인 학생들은 수업 시간 내내 화면만 멀뚱멀뚱 쳐다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장애인차별금지법에 의하면 교육자가 수어 통역, 자막 등 필요한 지원을 장애인 학생들에게 제공해야 하지만, 제대로 지켜지는 학교를 보기가 힘든 상황입니다. 유튜브 자동자막 기능이라도 제공해준다면 다행인 정도죠.


⛄ 한파에 코로나까지, 겨울은 너무 힘들어요



홈리스에게 올겨울은 유독 견디기 힘든 시간입니다. 한파에 코로나19까지 겹쳤기 때문인데요. 낮에는 그나마 괜찮지만 밤에는 비교적 따뜻한 지하로 사람들이 몰리곤 하기 때문에 거리두기가 잘 지켜지지 않는 일도 많은데, 검사나 치료를 제대로 받기가 힘듭니다. 서울에서 노숙인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은 단 6곳이었는데, 이마저도 모두 코로나19 전담 병원으로 바뀌면서 코로나 이외의 다른 병도 치료를 받을 수 없게 된 거죠. 심지어 인근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경우, 무료급식소 운영이 중단되기도 해 끼니마저 위협받고 있다고 해요. 현재 상황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여성 노숙인의 경우 강력범죄의 위험에 쉽게 노출되기도 합니다. 


홈리스를 포함한 모든 약자에 대한 지원은 기존에도 열악했지만, 전염병의 확산에 따라 점점 더 역행하고 있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렸듯, 사회적 위기 상황에서 언제나 가장 먼저, 많은 피해를 받는 건 취약계층입니다. 오히려 지원이 늘어나야 맞는 것이 아닐까요?


💪 공감과 연대로 함께해주세요!

사실 '소수자' 혹은 '취약 계층'라고 하는 말에 해당되는 범위가 워낙 넓다 보니 한 문제를 깊게 다루지 못한 점이 아쉽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추가적으로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엪지 인스타그램브런치에 추후 업로드할게요!


마지막으로 이번 글을 읽고 연대하고 싶은 분들을 위해 다양한 청원과 후원 링크를 준비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오늘도 저희 EFG가 전해드리는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국민청원] 여성 연예인들을 고통받게 하는 불법 영상 '딥페이크'를 강력히 처벌해주세요.

[국민청원] 남초 커뮤니티 음지에서 벌어지는 '제 2의 소라넷' 성범죄를 고발합니다.

[일시후원] 무관심 속에 벌어지는 아동 학대

[일시후원] 장애아동 엄마가 아닌, 한 달에 단 하루 내가 되는 날

[일시후원] ‘거리두기’로 고립된 난청 독거노인들 

[정기후원] 노들장애인야학 정기후원

[정기후원]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정기후원


#EFG RECOMMEND

🎥 대한민국의 코로나19 첫 사망자 10명 중 7명은 이곳에서 나왔다



오늘 소개해드린 다양한 이야기에 중요도를 매길 수는 없지만, 개인적으로 장애인들이 받는 차별에 대해 조사하고 글을 쓸 때 가장 큰 울림을 느꼈습니다. 어쩌면 제가 장애인을 가장 타자화하고 있었던 것이 그 이유일지도 모르겠어요.




영상을 보시면 이 사진이 무슨 의미인지 이해하실 수 있을 거예요. 그동안 소문으로, 혹은 창작물로만 보았던 폐쇄병동이 얼마나 우리가 사는 세상과 단절되어 있는지, 얼마나 끔찍한 눈 밖의 세상인지 한동안 멍한 기분이었습니다. 또 '코로나19 초기의 대확산'이라고 하면 어느 종교의 이름만을 떠올렸던 날들이 부끄러워졌습니다. 길지 않은 영상이니 꼭 한 번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 지금, 또 혐오하셨네요 (박민영)



"대놓고 혐오하는 '혐오 과잉 시대', 혐오는 어떻게 우리의 일상이 되었나?"


차별과 배제가 일상이 된 세상에서 우리가 의식적으로, 때로는 무의식적으로 혐오하는 모든 것을 담은 책입니다. '세대', '이웃', '타자', '이념'이라는 네 가지 챕터로 나누어 총 16종류의 혐오에 대해 이야기하는데요. 알게 모르게 놓치고 있던 것들이 너무 많다는 사실이 실감 나더라고요. 어쩌면 우리 대부분은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일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