텀블러 챌린지 3년 차의 기록 | 플라스틱 | 쓰레기

올리브

💪 내가 텀블러 챌린지를 시작한 이유


재작년까지만 해도 매장 내에서 플라스틱 용기를 쉽게 볼 수 있었어요. 특히 여름엔 정말 굉장했죠. 캠퍼스를 돌아다니는 학생들의 손에는 늘 플라스틱 컵이 들려 있었고, 학교 내 쓰레기통에는 플라스틱 컵이 쌓이다 못해 흘러넘치는 수준이었어요. 보고 있자니 뭔가 찝찝하더라고요. 플라스틱 컵이 가득 쌓인 쓰레기통이 학교에 수십, 수백 개는 있을 테고, 다른 학교에서 버려지는 플라스틱까지 계산하면... '이거, 괜찮은 건가?' 싶었죠. 


내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일상에서 플라스틱 소비를 줄일 방법이 무엇일까를 고민해보니, 카페에서 쓰는 일회용 플라스틱 컵이 생각났습니다. 그때부터 플라스틱 컵 대신 텀블러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어느덧 2년이 지났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제가 2년 동안 텀블러 챌린지를 하며 느낀 점들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브랜디도 도와줄 거예요!😃)


🌱 텀블러 자랑이 빠질 수 없지



제가 쓰고 있는 텀블러는 대부분 의도치 않게(?) 선물 받은 스타벅스 텀블러예요. 작년 뉴스레터에서 보여드렸던 그 텀블러를 여전히 지금도 쓰고 있죠. 하도 거칠게 써서 음료가 잘 새곤 하지만, 조심히만 들고 다니면 충분히 쓸 만 하더라고요. 불편함도 계속 겪다 보면 익숙해진다고 해야 하나, 작년에 느꼈던 이 텀블러의 불편함이 지금은 딱히 불편하지 않아요.


💭 에디터가 생각하는 텀블러의 장단점!


[장점👍]


올리브 : 뭐니 뭐니 해도 보온/보냉성 아닐까? 나는 얼음이 녹아 밍밍해지는 걸 싫어하는데, 텀블러는 뚜껑을 닫고 있으면 온종일 얼음이 멀쩡해서 좋더라. 뚜껑을 닫고 살짝 흔들어주면 빨대 없이도 음료가 잘 섞이기 때문에 여러모로 편리해. 300원에서 최대 500원까지 절약할 수 있는 ‘텀블러 할인’도 무시할 수 없어. 난 실제로 한 달에 3만 원 이상 절약해봤다구😆


브랜디 : 텀블러 할인 진짜 인정! 적어 보이지만 모아놓고 보면 절대 적지 않지😏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매장 내에서 일회용품을 어느 정도 허용하고 있긴 하지만, 매장 내에선 테이크아웃 시에만 일회용 플라스틱을 제공했을 시절의 일도 있어. 카페에 잠깐 앉아있다가 나가고 싶을 때 어떤 컵으로 주문해야 할지 고민하던 친구와 달리 나는 간편하게 텀블러에 받았었거든! 내 전용 컵이 있다는 게 생각보다 편하더라구. 또 본질적이긴 하지만 내가 쓰레기를 덜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는 데에서 오는 뿌듯함도 장점이라고 생각해. 카페에서 사용되는 일회용 플라스틱 컵은 사실 재활용도 어렵잖아? 텀블러를 사용함으로써 내가 지구에 미치는 악영향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다는 게 좋아😊


[단점👎] 


올리브 : 스테인리스형 텀블러는 꽤 무거워서 손에 들고 다니기엔 불편해. 그렇다고 가방에 넣자니 음료가 새어 나올까 봐 불안하기도 하고… 또 텀블러를 넣고 다니려면 작은 가방은 꿈도 못 꾼다는 점? 또 밖에서 음료를 마실 땐 세척하는 게 꽤 불편해. 그때그때 물로 헹궈줘야 하지, 집에 와서 또 닦아야 하지, 가끔씩 베이킹소다로 세척해줘야 하지… 초반에는 관리가 까다롭긴 해.

 

브랜디 : 맞아. 난 리유저블 컵을 쓴 적이 있는데 그건 세척이 더 불편하더라구... 뚜껑 안쪽에 이물질이 묻으면 잘 지워지지 않아서 힘들더라. 그리고 텀블러 주머니가 있는 가방을 가지고 다녀도 조금만 신경 안 쓰면 바로 음료가 새버려서 골치 아팠던 경험이 종종 있어😥


🌱 좋은 텀블러를 고르는 법


텀블러는 되도록 오래 쓰는 것이 좋지만, 저처럼 고장이 나서 새로 장만해야 한다거나 혹은 텀블러를 처음 사는 분들이 있겠죠? 그런 분들을 위해 좋은 텀블러 고르는 법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어쩌면 여러분이 잘 알고 있는 방법일 수도 있겠네요.


1. 스테인리스 유형을 확인하자

시중에서 텀블러에 사용되는 소재는 스테인리스 201과 304가 대부분인데요. 고가형의 스테인리스는 STS 304, 18-8이고 저가형은 STS 204입니다. 고가형인 STS 304는 크롬과 니켈 함유량이 더 높아 녹이 잘 슬지 않는다고 해요. 오랫동안 안전하게 텀블러를 사용하고 싶다면, 내병과 외병 모두 STS 304 재질인 텀블러를 사야겠죠?



2. 브랜드를 보자

저는 성능이 좋은 텀블러를 고를 때 해당 회사의 제품 라인을 봅니다. 주로 보온병이나 캠핑용 식기로 유명한 회사에서 텀블러도 잘 만들더라고요. 대표적인 업체로는 '락앤락', '스탠리', '조지루시', '키친아트' 등이 있습니다.



3. 몸통 재질을 보자 

텀블러의 몸통 재질은 크게 스테인리스 스틸과 플라스틱이 있는데요, 전자가 후자보다 더 비싼만큼 성능도 좋고 오래갑니다. 특히 2천 원짜리 초저가형 플라스틱 텀블러는 발암물질을 배출한다고 하니, 참고하세요!



4. 텀블러 입구와 뚜껑! 

사기 전에는 몰랐는데 막상 사고 나니 중요한 요소인 텀블러 입구와 뚜껑! 텀블러는 입구가 클수록 음료를 담기도 편하고 씻기에도 편합니다. 뚜껑 또한 슬라이드형일 경우 이물질이 쉽게 끼어 세척하기 어려워요. 뚜껑은 분해 조립이 쉽고 세척이 쉬운 걸로 사길 권장합니다. 이거 은근 진짜 중요해요.

그 밖에도 자신의 성향과 라이프스타일, 취향 등을 고려하면 좋습니다. 휴대성이 중요하다면 초경량 텀블러를, 드라이빙족이라면 간편한 뚜껑을 가진 텀블러를 골라야 하죠. 하나하나 고려하기 귀찮다면 일단 아무거나 써 보세요! 쓰다보면 자기 스타일에 맞는 텀블러를 찾아나갈 수 있을 거예요.



👍 이왕이면 친환경 텀블러!

사진 : Klean Kanteen VS Hydroflask by Levi Hildebrand


예전부터 제가 눈독을 들이고 있는 제품은 '클린 켄틴(Klean Kanteen)' 텀블러인데요, 텀블러계의 샤넬이라고 불리는 '하이드로 플라스크'와 자주 비교되는 제품이라고 해요. 두 회사의 텀블러를 자세히 비교한 영상이 있는데요. 대충 정리하자면 클린 켄틴 텀블러가 압도적 우승이라고 합니다.(*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를 수 있는 점 참고해주세요!)


가격대는 비슷하지만 기능이나 환경 보호 측면에서는 클린 켄틴 제품이 훨씬 뛰어나기 때문인데요. BPA 프리(*환경 호르몬인 비스페놀 A가 검출되지 않는 친환경 제품이라는 뜻)는 물론, NGO GREENSCREEN 최고 등급인 레벨 4의 친환경 코팅을 업계에서 유일하게 사용하는 브랜드라고 해요. 사실 BPA 프리 제품이어도 비스페놀 A만 검출되지 않도록 화학 구조만 살짝 바꾼 경우가 많은데요. 클린켄틴은 환경 호르몬이 전혀 나오지 않는 폴리프로필렌(PP) 소재를 쓰고 있어요. 차가운 음료는 무려 최대 100시간, 뜨거운 음료는 최대 30시간까지 온도를 유지하고요, 보온보다는 보냉에 특화된 브랜드라고..! 


(광고 절대 아님..! 광고주 여러분 연락주세요...💌ㅠ)



❓ 국내 브랜드에도 친환경 텀블러가 있나?


사진 : 보틀팩토리 공식 홈페이지

제품은 아쉽게도 찾지 못했습니다만, 친환경 프로젝트는 있습니다! '락앤락'에서 진행한 텀블러 수거 캠페인인 '바꾸세요 캠페인 시즌 2' 인데요. '바꾸세요 캠페인'은 락앤락이 2004년부터 거의 매년 진행해온 자원순환 캠페인이에요. 최근 망원동에 있는 아름다운 가게를 지나가다가 포스터를 발견했는데요.  사용하지 않는 오래된 플라스틱 밀폐용기를 가져오면 락앤락이 전문 수거업체에 전달해 재활용하고, 소비자들에게는 온라인몰 할인권을 준다고 해요. 고장난 텀블러가 있다면 락앤락 캠페인을 노려보는 게 좋겠죠?


또 제가 애정하는 '보틀팩토리'에서는 다회용 컵 공유 서비스를 하고 있어요. 보틀팩토리는 일회용품 없는 카페를 실현하기 위해 카페 간 컵을 공유하고, 행사장에서는 기부 받은 텀블러를 대여해왔는데요. 큰 행사에서는 텀블러를 사용하기엔 한계가 있었다고 해요. 그래서 큰 행사에서도, 카페 간 공유에도 사용할 수 있는 'return me' 컵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100도 넘는 고온에도 사용 가능한 바이오 플라스틱 소재(에코젠)로 만들어졌고, 슬리브를 사용하지 않기 위한 표면 디자인(튀어나온 부분을 잡게 되어 있어요!) 등 친환경적으로 제작되었다고 해요. 보틀팩토리의 리턴미 컵이 널리널리 퍼져서 전국 카페에서 공유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



💔 텀블러에 수명주기가 있을까?



텀블러에 수명주기가 있을까요? 텀블러를 검색하면 "오래 쓰지 말라"는 기사가 꽤 많이 보입니다. 텀블러를 오래 쓰면 납과 같은 중금속에 중독되기 때문에 6개월마다 교체해주어야 한다던가, 산성이 강한 음료는 넣지 말아야 한다던가 등등. 


그런데 jtbc에서 팩트체크한 기사를 보니,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텀블러의 재료인 스테인리스 스틸은 납을 포함하지 않고, 녹이 슬지 않기 때문에 커피나 차 등 뜨거운 액체를 넣는 것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해요. 산성이나 고염분 음식 또한 전문가에 의하면 딱히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합니다. 즉, 깨지거나 망가지지 않는 한 계속 써도 된다는 겁니다. 자세한 내용은 위 영상을 통해 확인해보세요!



😰 텀블러도 환경을 파괴한다!


사진 : 온실가스가 왜 친환경 텀블러에서 나와? , KBS 뉴스

매년 스타벅스에서 쏟아지는 텀블러 굿즈를 보면 '예쁘다'는 생각과 동시에, '이제 그만 나오면 안될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요즘은 텀블러가 '친환경'이라는 문구 아래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쓰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예쁜 텀블러, 다양한 디자인의 텀블러가 쏟아져 나오고 있고 또 우리는 그걸 사니까요. 심지어는 거의 모든 카페에서 굿즈로 텀블러를 내고 있죠. 제품을 사면 로고가 박힌 텀블러나 머그컵을 준다는 이벤트, 많이들 보셨죠? 저도 이벤트에 넘어가 텀블러 굿즈를 받은 적이 있는데요, 막상 써보니 품질이 좋지 않아 안 쓰게 되더라고요. 😭


사실, 텀블러를 수집하는 건 친환경이 아니라 오히려 환경 파괴에 가까워요. KBS 뉴스 보도에 따르면, 텀블러 사용으로 환경 보호 효과를 얻으려면 유리 재질 텀블러는 최소 15회, 플라스틱 텀블러는 최소 17회, 세라믹 재질은 최소 39회 이상 사용해야 해요. 그러니까 진짜 환경 보호를 하고 싶다면, 텀블러를 이것저것 사지 않고 하나로 여러 번 써야 한다는 거죠.



🌱일회용 컵 보증금제, 어떻게 생각하세요?



내년부터 시행되는 일회용 컵 보증금제!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일회용 컵 보증금 제도는 소비자가 일회용 컵으로 음료를 살 때 일정 금액의 보증금을 내고, 컵을 반환하면 보증금을 돌려받는 시스템이에요. 2008년 시행되었다가 소비자의 불편과 낮은 회수율로 인해 폐지됐었죠. 하지만 폐지된 직후 일회용컵의 소비량은 2009년 191억개에서 2015년 257억 개로 급증해 문제가 됐습니다. 그래서 재도입을 추진한 것!


대한민국 정책브리핑에 따르면, 2022년 6월부터 커피점·제과점에서 ‘1회용 컵 보증금제’가 의무화되고, 식품접객업 매장에서는 종이컵과 플라스틱 빨대·젓는 막대 등이 금지된다고 해요. 👏 또 이번에 부활하는 컵 보증금제는 기존의 문제점을 몇 가지 보완했는데요. 우선 50~100원 수준이었던 보증금은 더 오를 예정이고요, 보증금 관리 센터를 설치해 보증금 관리의 투명성도 높인다고 합니다. 또 소비자 편의를 위해 A매장에서 구매한 일회용컵을 B매장에서 반납해도 보증금을 돌려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한다고 해요.


여러모로 부활의 필요성이 큰 제도이긴 합니다만, 비판도 받고 있습니다. 일회용 컵 보증금 제도는 '재활용'이 목적이지 일회용 컵 사용 자체를 줄이는 제도가 아니라는 거죠. 우리가 생각하기에 적당한 보증금이라면, 소비자들은 그 가격에 익숙해지고 또 다시 일회용 컵을 사용할테니까요. 소규모 동네카페는 제도 적용에서 제외된다는 이슈도 있는데요. 내년 첫 시행을 시작으로 차차 범위가 확대되도록 계속해서 관심을 가져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