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분! 올리브입니다. 요즘 이상 기후로 세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죠.😢 꿀벌 집단 폐사와 남극 동부의 이상 고온까지.. 어느덧 완연한 기후위기입니다. 따뜻해진 날씨를 마냥 만끽하기에는 무서운 요즘이지요.
저는 최근에 <탄소 사회의 종말>이라는 책을 읽고 여러 번 무릎을 쳤는데요. 저자는 "기후문제의 본질이 온실가스의 농도라기보다, 자연환경을 불평등하게 이용함으로써 나타나는 사회적, 정치적 갈등인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해요.
엄연한 과학적 사실이지만 행동으로 이어지진 않는 상황 속에서, 우리는 기후위기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기후위기는 여전히 '환경'만의 문제일까요? 사람들이 기후행동에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 몸은 좀 어때?
🟠 브랜디 : 물어봐줘서 고마워! 다행히 지금은 아주 많이 좋아졌어.😀 무슨 일인지 모르실 독자 분들을 위해 부연설명을 하자면, 사실 내가 2주 전에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거든. 고열이 나거나 일상생활을 할 수 없는 수준은 아니었지만, 어쩔 수 없이 몸 여기저기가 많이 불편하긴 하더라고. 건강과 별개로 예상 밖의 복병이 하나 더 있었는데, 바로 '쓰레기'였어. 동거 가족에게 바이러스를 옮기지 않으려고 매일 새 마스크를 쓰고 일회용 비닐장갑을 낀 채로 생활했거든. 코로나 사태의 원인 중 하나가 ‘환경 파괴’인데, 팬데믹을 대처하기 위해 또 다른 환경파괴적인 행동을 한다는 게 참 씁쓸하더라고.
🟢 올리브 : 좋아졌다니 다행이야. 나도 한 달 전에 엄마가 확진 판정을 받으셨는데, 그때 굉장히 힘들어하셨고 지금도 후유증이 있어서 걱정되더라고. 정말 다시는 겪고 싶지 않지만.. 코로나가 끝이 아니라는 거.😢 나는 이번 일을 계기로 기후위기가 단순히 환경만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문화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걸 피부로 느꼈어.
어쩌면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일지도 몰라. 기후위기가 과학적 팩트인 건 거의 모두가 인정하지만, 삶의 영역 전반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은 아직 알려지지 않은 거 같거든. ‘기후정의’와 같이 기후위기를 사회학적으로 풀어낸 개념도 아직 확산되지 않았고. 기후위기의 교차성을 다룬 콘텐츠가 앞으로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
💬 최근에 보고 깜짝 놀란 뉴스가 있다며?
영상 : ⓒ SBS / SBS 뉴스
🟢 올리브 : 요즘 이상기후가 심상치 않다지만, 남극 동부 소식을 듣고는 소름이 쫙 돋았어. 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남극 동남부 일대의 기후가 평년보다 최소 32℃, 최대 50℃까지 올랐대. 그중 보스토크 기지는 지구에서 가장 추운 지역으로 꼽히는데, 그간 3월 평균 최고기온이 영하 53도였다면 이번 3월에는 영하 18도였다고 하더라고.
KBS 다큐 <붉은 지구>에 따르면, 이상기후의 빈도와 그 규모가 커지면서 이제는 ‘웨더노믹스'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해. 기후변화를 예측하고 대비책을 마련해서 경제적 타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거지. 하지만 날씨를 더 잘 예측하게 되면 우리는 기후위기에서 벗어나게 될까? 우리는 이상기후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 브랜디 : 얼마 전에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꿀벌이 집단 폐사 및 실종되는 사건이 있었어. 전국에서 사라진 벌통 수가 39만 517군이고, 무려 78억 명 이상의 벌이 올 겨울 동안 사라졌다고 해. 원인을 살펴보니 크게 3가지가 있더라고. 간단히 설명해보면
1) 이상기후로 꽃에 꿀이 없어서 벌이 굶주림
→ 벌의 면역력 약화
2) 이상기후로 병해충 증가
→ 살충제 사용으로 벌 유충이 죽고 성충의 체력도 약해짐
3) 일벌이 일하러 나갔다가 변동이 심한 날씨 탓에 밖에서 사망함
세부적으로 보면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대부분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한 문제더라고. 벌이 없으면 인류에게도 아주 큰 위험이 닥치는데, 이에 대해서는 다음에 좀 더 자세히 다뤄볼게. 기대해줘!
🎯 나의 기후위기 관심 지수는?
🟢 올리브 : 나의 기후위기 관심 지수는 100%! 아냐 그보다 더 높을지도? 관심은 진짜 많아. 알면 알수록 내가 모르는 것들이 나오는데 오히려 좋고, 더 배우고 싶어. 전문성은 부족해도 배우려는 의지는 많으니까, 100 정도는 쳐도 되지 않을까?😂 다만 고민이 있다면 내가 가진 관심 지수만큼 행동할 수 없다는 거?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
🟠 브랜디 : 음 이 수치를 어떤 기준으로 말해야 할지 잘 모르겠는데, 나는 이런 걸 좀 깐깐하게 매기는 편이라 그런지 100%는 아닌 느낌이야.😂 기후위기라는 문제 자체에 대한 관심은 높은 편이지만, 매일 관련 자료를 찾아보거나 책을 많이 읽어보거나 하지는 못해서 아직 내가 모르는 게 많다고 느끼거든. 과학적인 측면에서 전문성이 부족한 것뿐만 아니라 정부의 정책이나 태도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알지 못하고, 기후위기로 인한 피해들에 대해서도 극히 일부만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Q) 독자님의 기후위기 관심 지수는?
정해진 기준이나 비교 대상은 없으니 자유롭게 적어보세요! 중요한 건 여러분이 기후위기의 어떤 점에 특히 관심이 있는지에요. 기후위기를 인지하게 된 처음을 떠올려보세요.🙂
ex) 기후위기 지수 : ____%, 관심 있는 키워드는 ( )
💬 어쩌다 기후위기에 관심을 갖게 된 거야?
🟠 브랜디 : 이엪지가 ‘에코티’라는 귀여운 이름을 갖고 있던 때가 있었지. 당시 나는 정말 아는 게 많지 않은 초보 에디터였는데, 자료조사를 하다가 우연히 코로나 사태가 야생동물 서식지 파괴와 관련이 있다는 걸 알게 됐고, 그 서식지 파괴와 기후위기가 관련이 있다는 걸 알게 됐어. 그 이후로 생각해 보니까 요즘 날씨도 좀 이상한 거야. 분명히 한 10년 전에는 학교 개학식에 패딩을 입고 가서 덜덜 떨었던 거 같은데 요새 3월 초는 그 정도로 춥지 않잖아. 그때 ‘아, 이거 진짜 문제구나. 북극곰만의 문제가 아니라 당장 나의 문제인 거구나.’ 생각하게 된 것 같아.
🟢 올리브 : 오 맞아. 그런 쎄믈리에 감성이 확실히 도움이 되긴 해. 나는 환경을 잘 몰랐을 때 플라스틱을 보고 이유모를 쎄함을 느꼈거든. 대학교 시험기간에 열람실을 나오다가 바로 앞 쓰레기통에 일회용 컵이 가득 쌓인 걸 본 거야. 쌓이다 못해 흘러넘쳐서 떨어지고 구르고.. 그 안에 있던 내용물이 여기저기 튀어서 그야말로 난장판이었지.🤦
그때 처음으로 '어 이게 맞나?'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한 번 빠지면 깊게 파고드는 스타일이라 한동안 환경 공부를 엄청했어. 그 과정에서 기후위기라는 단어를 알게 됐는데, “아니 이것도 기후위기라고?”라는 말을 정말 많이 했던 거 같아. 그렇게 플라스틱에서 쓰레기로, 쓰레기에서 기후위기와 비거니즘으로 내 기후 서사가 이어졌지.😉
+이왕 얘기하는 거 콘텐츠도 몇 가지 추천할게요! 기후위기에 관심이 있다면
📚 책 <어느 지구주의자의 시선>, <지구에 대한 의무>
📹 다큐멘터리 <내일>, <씨스피라시>, <몸을 죽이는 자본의 밥상>
🎬 HBO 드라마 <체르노빌>을 추천해요. 🙂
💬 기후위기가 내 일처럼 느껴지는 순간
🟢 올리브 : 나는 기후위기를 몸으로 느낀 케이스야. 미세먼지로 비염이 심해지고 천식 증상도 나타났거든. 어렸을 때는 비염도 없었고 내 폐에 그렇게 큰 문제를 못 느꼈는데, 재작년부터 아침마다 잔기침을 달고 살더니 미세먼지가 심한 날엔 두통이랑 목 따가움 증상이 3일 정도 지속되더라고. 문제는 아픔의 주기가 점점 짧아진다는 거야. 요새는 미세먼지 ‘양호'한 날을 찾기가 어렵잖아. 미세먼지가 너무 심한 날에는 하늘이 뿌예서 날씨도 흐리던데, 날씨 영향을 많이 받아서 그런지 우울감도 들더라고.
🟠 브랜디 : 사실 나는 요새 기후불안을 겪고 있어. 정말 솔직히 말하면 20년, 30년 뒤의 나의 미래를 행복하게 그리기가 어려워. 내 앞에 수많은 재앙이 기다리고 있는 것만 같고 코로나 사태는 시작에 불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 그래서 그런지 예전만큼 겨울이 춥지 않고 여름이 덥지 않다는 게 느껴지면 등골이 서늘할 정도로 공포가 느껴지곤 해. 더웠다 추웠다 날씨가 오락가락할 때도 마찬가지야. 가끔 주변 사람들이 “요새 날씨 왜 이래?”라고 지나가는 말처럼 이야기하곤 하는데, 이게 단순히 그때의 날씨가 잠깐 이상했던 게 아니라 거대한 문제 안에서 발생하고 있는 일임을 인지했으면 좋겠어.
Q) 기후변화로 불안하거나 우울감을 느낀 적이 있나요?
독자님의 이야기를 ‘여기’서 들려주세요. 저마다의 기후서사를 나눠봐요.
ex) 저는 코로나로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우울감이 심해졌어요.
💬 인류는 왜 기후위기를 외면할까?
영상 : ⓒ 사피엔스 스튜디오
🟠 브랜디 : 올리브 이 영상 봤어? 여기저기서 ‘기후위기가 심각하다’, ‘이대로는 안된다’ 이야기해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기존의 생활 방식을 유지하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를 자세히 설명한 영상이야. 여기에 따르면 우리는 객관적인 현실이 아니라 느낌에 의존해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고 해. 생생하지 않은 미래의 위협에 두려움을 느끼기 어려운 것이 인간의 본능이라는 거지.
🟢 올리브 : 맞아. 아는 게 많다고 해서 꼭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고, 윤리적이지 않아서 기후행동을 안 하는 것도 아니야. 책 <기후변화의 심리학>에 따르면, 인간은 단기적이면서 확실성이 큰 사건일수록 높은 민감도를 보인대. 미세먼지와 코로나19를 예로 들어볼까? 미세먼지는 당장 내게 피해를 주진 않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은 환경문제야. 반면 코로나19는 확진되는 즉시 격리되고, 사회적 활동이 불가능하다는 즉각적 손해가 발생하지.
사람들은 기후위기를 미세먼지와 같은 사안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봐. 기후위기를 먼 미래의 일이자, 불확실한 현상으로 보는 거지. 사실 기후위기 자체가 워낙 다방면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 자신에게 즉각적인 피해를 준다고 여기는 게 쉽지 않긴 해. 대중들의 인지 심리를 고려하고, 그들의 감각에 맞춰 대화하는 방법을 찾아야겠지.🤔
💬 기후위기를 대하는 나만의 실천?
🟠 브랜디 : 내가 비건 지향을 하고 있는 이유가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위함은 아니지만, 개인이 실천할 수 있는 것 중 채식만큼 좋은 대응이 없다고 봐. 전 세계 모든 인구가 비건이 되면 CO2를 80억 톤이나 감소할 수 있다는 IPCC의 보고도 있었거든. 놀라운 건 여기서 유제품과 계란만 허용한 락토 오보만 되어도 감소시킬 수 있는 CO2가 60억 톤으로 준다는 거야. 유제품과 계란을 생산하기 위해 드는 에너지가 고기와 다르지 않다는 걸 의미하지.
물건을 신중하게 구매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 난 환경 문제에 관심이 생긴 이후로 새 옷이나 신발을 거의 구매하지 않고 있어. 구매를 하더라도 아주 오래 입을 생각으로 최대한 신중하게 고르는 편이야.
🟢 올리브 : 나는 계속해서 말하고 이야기를 듣는 게 나만의 실천이야. 나는 사람들을 만나고, 모으고, 이야기를 주고받는 걸 좋아하거든. 책 <탄소 사회의 종말>에 따르면, 저자는 기후위기 대응에 있어서 “착한 인간을 만드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사람들이 바뀔 수 있는 조건을 형성하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어. 완전 동감이야. 저마다의 이야기가 존재하듯이, 저마다의 기후 서사가 있을 거야. 누군가는 미세먼지로 인한 천식이 기후위기라면, 누군가는 이상기후로 인한 민간인의 희생과 불평등을 기후위기로 보겠지. 정답은 없다고 생각해. 기후위기에 관한 의견을 주고 받는 열린 문화를 만드는 게, 내가 생각하는 변화의 조건이야.
“성장이 행복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성장주의적 가치관에서 벗어나야 하고, 우리의 가장 큰 취약점인 ‘함께 사는 문제들'을 풀어내야 한다.”
- 조효제, <탄소 사회의 종말>, 138p
기후생태위기를 살아가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성장과 노력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고 인정해주는 사회가 아닐까 싶어요. 독자님이 고민하는 ‘함께 사는 문제’는 무엇인가요?
주파랑2022-07-07 15:20
기후위기 관심 지수는 65~70% 정도라고 생각해요. 기후위기라는 사안에 경각심은 분명히 갖고 있지만 그게 일상의 실천으로 얼마나 이어지느냐를 따져봤을 때 개인적으로 좀 아쉬워요. 내 생활방식을 좀 더 친환경적으로 바꿀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생각해서 일상에서 실천을 하자는 의미에서 저 정도의 수치를 부여하고 싶네요.
기후위기로 우울증을 겪거나 하진 않았는데, 나와 다른 사람들 간에 기후위기를 심각하게 인지하는 정도가 괴리가 크면 좀 슬프긴 해요. 아직도 카페 내에서 먹고 가는데도 (많진 않지만) 일회용컵에 음료를 담아서 준다거나 정부에서 환경 관련 정책을 쉽게 미루거나 하는 모습을 보면요. 이래서 팀플이 힘들구나 생각하죠...ㅎ
저는 식단에서 완전 클린하게 비건을 실천하기 힘들어도 '우선 고기를 먹지 말자' 생각해서 고기를 먹지 않고 있어요.
장보러 갈 때는 항상 에코백을, 카페를 자주 다녀서 스테인리스 빨대와 텀블러를 챙겨서 다니고 있어요.
동네에 우유곽/두유팩, 병뚜껑, 병목고리, 투명페트병 등을 모아서 배출할 수 있는 곳이 있어서 그 곳들에 가져다 드리고 있어요(저희 주민센터에선 우유곽·두유팩/투명페트병/폐건전지를 기준만큼 모아가면 종량제 쓰레기봉투(10L)로 교환해줘요).
설거지할 때 삼베수세미와 고체주방세제로 해요. 수세미와 세제는 어쩌다 받게 돼서 사용하게 되었는데 무의식적으로 비누 형태를 사용하면 불편할 거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막상 써보니까 진짜 너무 만족!! 일주일 써보고 바로 장바구니에 담아놨어요, 또 시키려고. 무엇보다 저는 삼베수세미가 너무 좋아요. 뭔가 걔로 설거지를 하면 수저에서 광이 나요. 옛날에 지푸라기로 설거지했다잖아요. 왜 그런지 알겠달까ㅋㅋㅋ (저는 고체주방세제 받침대로 수세미를 김밥처럼 썰어놓은 걸 제로웨이스트 샵에서 사다가 쓰고 있어요. 하나에 700원.) 아아! 칫솔도 대나무칫솔로 씁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거 물건을 오래 쓰기! 원래도 제 물건에 애착을 느껴서 물건을 오래 쓰는 편인데 기후위기를 알게 된 이후로는 물건을 살 때 따지는 기준 중에 '내가 오래 쓸 수 있는 품질인가'가 추가되었어요. 그게 추가되고 나니까 옷을 함부로 못 사겠더라고요. 조금이라도 맘에 안 들면 '올 여름만 입고 버리지'하고 사는 게 아니라 그냥 안 사게 됐어요. 그리고 괜찮은 품질의 제품들을 사게 되다 보니까 소비생활도 이전보다 만족스러워진 느낌이에요.
팀플 비유에서 무릎을 탁 쳤습니다...👏👏👏 그렇게 말씀하시니 되게 확 와닿는데요..?🫢
오래 쓰기를 결심하다 보면 가장 많이 포기하거나 구매를 줄이는 게 말씀하신 것처럼 '패션'이 아닐까 싶어요.
무언가 새로운 걸 하지 않아도,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것들에서 아주 조금씩 줄여나가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면
기후행동이 조금은 덜 부담스럽게 느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 파랑님의 기후서사를 응원해요!!
안녕하세요 여러분! 올리브입니다. 요즘 이상 기후로 세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죠.😢 꿀벌 집단 폐사와 남극 동부의 이상 고온까지.. 어느덧 완연한 기후위기입니다. 따뜻해진 날씨를 마냥 만끽하기에는 무서운 요즘이지요.
저는 최근에 <탄소 사회의 종말>이라는 책을 읽고 여러 번 무릎을 쳤는데요. 저자는 "기후문제의 본질이 온실가스의 농도라기보다, 자연환경을 불평등하게 이용함으로써 나타나는 사회적, 정치적 갈등인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해요.
엄연한 과학적 사실이지만 행동으로 이어지진 않는 상황 속에서, 우리는 기후위기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기후위기는 여전히 '환경'만의 문제일까요? 사람들이 기후행동에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 몸은 좀 어때?
🟠 브랜디 : 물어봐줘서 고마워! 다행히 지금은 아주 많이 좋아졌어.😀 무슨 일인지 모르실 독자 분들을 위해 부연설명을 하자면, 사실 내가 2주 전에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거든. 고열이 나거나 일상생활을 할 수 없는 수준은 아니었지만, 어쩔 수 없이 몸 여기저기가 많이 불편하긴 하더라고. 건강과 별개로 예상 밖의 복병이 하나 더 있었는데, 바로 '쓰레기'였어. 동거 가족에게 바이러스를 옮기지 않으려고 매일 새 마스크를 쓰고 일회용 비닐장갑을 낀 채로 생활했거든. 코로나 사태의 원인 중 하나가 ‘환경 파괴’인데, 팬데믹을 대처하기 위해 또 다른 환경파괴적인 행동을 한다는 게 참 씁쓸하더라고.
🟢 올리브 : 좋아졌다니 다행이야. 나도 한 달 전에 엄마가 확진 판정을 받으셨는데, 그때 굉장히 힘들어하셨고 지금도 후유증이 있어서 걱정되더라고. 정말 다시는 겪고 싶지 않지만.. 코로나가 끝이 아니라는 거.😢 나는 이번 일을 계기로 기후위기가 단순히 환경만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문화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걸 피부로 느꼈어.
어쩌면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일지도 몰라. 기후위기가 과학적 팩트인 건 거의 모두가 인정하지만, 삶의 영역 전반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은 아직 알려지지 않은 거 같거든. ‘기후정의’와 같이 기후위기를 사회학적으로 풀어낸 개념도 아직 확산되지 않았고. 기후위기의 교차성을 다룬 콘텐츠가 앞으로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
💬 최근에 보고 깜짝 놀란 뉴스가 있다며?
영상 : ⓒ SBS / SBS 뉴스
🟢 올리브 : 요즘 이상기후가 심상치 않다지만, 남극 동부 소식을 듣고는 소름이 쫙 돋았어. 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남극 동남부 일대의 기후가 평년보다 최소 32℃, 최대 50℃까지 올랐대. 그중 보스토크 기지는 지구에서 가장 추운 지역으로 꼽히는데, 그간 3월 평균 최고기온이 영하 53도였다면 이번 3월에는 영하 18도였다고 하더라고.
KBS 다큐 <붉은 지구>에 따르면, 이상기후의 빈도와 그 규모가 커지면서 이제는 ‘웨더노믹스'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해. 기후변화를 예측하고 대비책을 마련해서 경제적 타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거지. 하지만 날씨를 더 잘 예측하게 되면 우리는 기후위기에서 벗어나게 될까? 우리는 이상기후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 브랜디 : 얼마 전에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꿀벌이 집단 폐사 및 실종되는 사건이 있었어. 전국에서 사라진 벌통 수가 39만 517군이고, 무려 78억 명 이상의 벌이 올 겨울 동안 사라졌다고 해. 원인을 살펴보니 크게 3가지가 있더라고. 간단히 설명해보면
1) 이상기후로 꽃에 꿀이 없어서 벌이 굶주림
→ 벌의 면역력 약화
2) 이상기후로 병해충 증가
→ 살충제 사용으로 벌 유충이 죽고 성충의 체력도 약해짐
3) 일벌이 일하러 나갔다가 변동이 심한 날씨 탓에 밖에서 사망함
세부적으로 보면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대부분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한 문제더라고. 벌이 없으면 인류에게도 아주 큰 위험이 닥치는데, 이에 대해서는 다음에 좀 더 자세히 다뤄볼게. 기대해줘!
🎯 나의 기후위기 관심 지수는?
🟢 올리브 : 나의 기후위기 관심 지수는 100%! 아냐 그보다 더 높을지도? 관심은 진짜 많아. 알면 알수록 내가 모르는 것들이 나오는데 오히려 좋고, 더 배우고 싶어. 전문성은 부족해도 배우려는 의지는 많으니까, 100 정도는 쳐도 되지 않을까?😂 다만 고민이 있다면 내가 가진 관심 지수만큼 행동할 수 없다는 거?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
🟠 브랜디 : 음 이 수치를 어떤 기준으로 말해야 할지 잘 모르겠는데, 나는 이런 걸 좀 깐깐하게 매기는 편이라 그런지 100%는 아닌 느낌이야.😂 기후위기라는 문제 자체에 대한 관심은 높은 편이지만, 매일 관련 자료를 찾아보거나 책을 많이 읽어보거나 하지는 못해서 아직 내가 모르는 게 많다고 느끼거든. 과학적인 측면에서 전문성이 부족한 것뿐만 아니라 정부의 정책이나 태도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알지 못하고, 기후위기로 인한 피해들에 대해서도 극히 일부만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 어쩌다 기후위기에 관심을 갖게 된 거야?
🟠 브랜디 : 이엪지가 ‘에코티’라는 귀여운 이름을 갖고 있던 때가 있었지. 당시 나는 정말 아는 게 많지 않은 초보 에디터였는데, 자료조사를 하다가 우연히 코로나 사태가 야생동물 서식지 파괴와 관련이 있다는 걸 알게 됐고, 그 서식지 파괴와 기후위기가 관련이 있다는 걸 알게 됐어. 그 이후로 생각해 보니까 요즘 날씨도 좀 이상한 거야. 분명히 한 10년 전에는 학교 개학식에 패딩을 입고 가서 덜덜 떨었던 거 같은데 요새 3월 초는 그 정도로 춥지 않잖아. 그때 ‘아, 이거 진짜 문제구나. 북극곰만의 문제가 아니라 당장 나의 문제인 거구나.’ 생각하게 된 것 같아.
🟢 올리브 : 오 맞아. 그런 쎄믈리에 감성이 확실히 도움이 되긴 해. 나는 환경을 잘 몰랐을 때 플라스틱을 보고 이유모를 쎄함을 느꼈거든. 대학교 시험기간에 열람실을 나오다가 바로 앞 쓰레기통에 일회용 컵이 가득 쌓인 걸 본 거야. 쌓이다 못해 흘러넘쳐서 떨어지고 구르고.. 그 안에 있던 내용물이 여기저기 튀어서 그야말로 난장판이었지.🤦
그때 처음으로 '어 이게 맞나?'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한 번 빠지면 깊게 파고드는 스타일이라 한동안 환경 공부를 엄청했어. 그 과정에서 기후위기라는 단어를 알게 됐는데, “아니 이것도 기후위기라고?”라는 말을 정말 많이 했던 거 같아. 그렇게 플라스틱에서 쓰레기로, 쓰레기에서 기후위기와 비거니즘으로 내 기후 서사가 이어졌지.😉
💬 기후위기가 내 일처럼 느껴지는 순간
🟢 올리브 : 나는 기후위기를 몸으로 느낀 케이스야. 미세먼지로 비염이 심해지고 천식 증상도 나타났거든. 어렸을 때는 비염도 없었고 내 폐에 그렇게 큰 문제를 못 느꼈는데, 재작년부터 아침마다 잔기침을 달고 살더니 미세먼지가 심한 날엔 두통이랑 목 따가움 증상이 3일 정도 지속되더라고. 문제는 아픔의 주기가 점점 짧아진다는 거야. 요새는 미세먼지 ‘양호'한 날을 찾기가 어렵잖아. 미세먼지가 너무 심한 날에는 하늘이 뿌예서 날씨도 흐리던데, 날씨 영향을 많이 받아서 그런지 우울감도 들더라고.
🟠 브랜디 : 사실 나는 요새 기후불안을 겪고 있어. 정말 솔직히 말하면 20년, 30년 뒤의 나의 미래를 행복하게 그리기가 어려워. 내 앞에 수많은 재앙이 기다리고 있는 것만 같고 코로나 사태는 시작에 불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 그래서 그런지 예전만큼 겨울이 춥지 않고 여름이 덥지 않다는 게 느껴지면 등골이 서늘할 정도로 공포가 느껴지곤 해. 더웠다 추웠다 날씨가 오락가락할 때도 마찬가지야. 가끔 주변 사람들이 “요새 날씨 왜 이래?”라고 지나가는 말처럼 이야기하곤 하는데, 이게 단순히 그때의 날씨가 잠깐 이상했던 게 아니라 거대한 문제 안에서 발생하고 있는 일임을 인지했으면 좋겠어.
💬 인류는 왜 기후위기를 외면할까?
영상 : ⓒ 사피엔스 스튜디오
🟠 브랜디 : 올리브 이 영상 봤어? 여기저기서 ‘기후위기가 심각하다’, ‘이대로는 안된다’ 이야기해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기존의 생활 방식을 유지하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를 자세히 설명한 영상이야. 여기에 따르면 우리는 객관적인 현실이 아니라 느낌에 의존해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고 해. 생생하지 않은 미래의 위협에 두려움을 느끼기 어려운 것이 인간의 본능이라는 거지.
🟢 올리브 : 맞아. 아는 게 많다고 해서 꼭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고, 윤리적이지 않아서 기후행동을 안 하는 것도 아니야. 책 <기후변화의 심리학>에 따르면, 인간은 단기적이면서 확실성이 큰 사건일수록 높은 민감도를 보인대. 미세먼지와 코로나19를 예로 들어볼까? 미세먼지는 당장 내게 피해를 주진 않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은 환경문제야. 반면 코로나19는 확진되는 즉시 격리되고, 사회적 활동이 불가능하다는 즉각적 손해가 발생하지.
사람들은 기후위기를 미세먼지와 같은 사안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봐. 기후위기를 먼 미래의 일이자, 불확실한 현상으로 보는 거지. 사실 기후위기 자체가 워낙 다방면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 자신에게 즉각적인 피해를 준다고 여기는 게 쉽지 않긴 해. 대중들의 인지 심리를 고려하고, 그들의 감각에 맞춰 대화하는 방법을 찾아야겠지.🤔
💬 기후위기를 대하는 나만의 실천?
🟠 브랜디 : 내가 비건 지향을 하고 있는 이유가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위함은 아니지만, 개인이 실천할 수 있는 것 중 채식만큼 좋은 대응이 없다고 봐. 전 세계 모든 인구가 비건이 되면 CO2를 80억 톤이나 감소할 수 있다는 IPCC의 보고도 있었거든. 놀라운 건 여기서 유제품과 계란만 허용한 락토 오보만 되어도 감소시킬 수 있는 CO2가 60억 톤으로 준다는 거야. 유제품과 계란을 생산하기 위해 드는 에너지가 고기와 다르지 않다는 걸 의미하지.
물건을 신중하게 구매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 난 환경 문제에 관심이 생긴 이후로 새 옷이나 신발을 거의 구매하지 않고 있어. 구매를 하더라도 아주 오래 입을 생각으로 최대한 신중하게 고르는 편이야.
🟢 올리브 : 나는 계속해서 말하고 이야기를 듣는 게 나만의 실천이야. 나는 사람들을 만나고, 모으고, 이야기를 주고받는 걸 좋아하거든. 책 <탄소 사회의 종말>에 따르면, 저자는 기후위기 대응에 있어서 “착한 인간을 만드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사람들이 바뀔 수 있는 조건을 형성하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어. 완전 동감이야. 저마다의 이야기가 존재하듯이, 저마다의 기후 서사가 있을 거야. 누군가는 미세먼지로 인한 천식이 기후위기라면, 누군가는 이상기후로 인한 민간인의 희생과 불평등을 기후위기로 보겠지. 정답은 없다고 생각해. 기후위기에 관한 의견을 주고 받는 열린 문화를 만드는 게, 내가 생각하는 변화의 조건이야.
기후생태위기를 살아가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성장과 노력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고 인정해주는 사회가 아닐까 싶어요. 독자님이 고민하는 ‘함께 사는 문제’는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