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ce]2023 세계 환경의 날, 올해 주제는 뭐야?

올리브

안녕하세요 독자님! 이엪지 에디터 올리브예요. 오늘은 6월 5일 월요일이 세계 환경의 날이라는 따끈따끈한 소식으로 시작하려 해요. 사실 환경에 관한 기념일은 워낙 많아서, 중요하지 않은 날을 꼽기가 어려운데요. 자료조사를 하다가 환경의 날을 주제로 새롭게 알게 된 이슈들이 있어서, 그중 몇 가지를 오늘 독자 님과 나눠볼게요. 


‘세계 환경의 날(World Environment Day)’은 유엔환경계획(UNEP)이 1987년부터 쭉 주관해 왔는데요. 매년마다 그해의 주제를 선정하고, 대륙별로 돌아가며 주최국을 정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어요. 그렇다면 올해 환경의 날 주제는 무엇이고, 어떤 나라가 주최국이 됐을까요? (갑자기 분위기 퀴즈쇼)


정답은 바로 아프리카 대륙의 ‘코트디부아르'! 주제는 ‘플라스틱 오염(plastic pollution)’인데요. 플라스틱 쓰레기와 그로 인한 탄소 배출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과 더불어, 코트디부아르를 포함해 아프리카 대륙에서 플라스틱 오염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고 해요. 아프리카 대륙의 플라스틱 오염 문제, 어느 정도일까요?


집 앞에도, 길거리에도, 하천에도
플라스틱 쓰레기가 보인다면🤯


사진 : GREENPEACE


아프리카에서 나타나는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간단하게 표현하자면, 사방이 플라스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예요. 2021년 세계자연기금(WWF)의 아프리카 플라스틱 오염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아프리카의 플라스틱 소비량은 1인당 16kg이었다고 해요. 전 세계 1인당 플라스틱 소비량이 45kg, 서유럽은 1인당 136kg인 것에 비하면 적은 수치인데요. 어떻게 동네 여기저기에 플라스틱 쓰레기가 굴러 다닐 수 있을까요?


코트디부아르 환경 및 지속가능개발부에 따르면, 코트디부아르에서는 매년 4만 톤 이상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발생된다고 해요. 그중 50% 이상은 분리수거 없이 길거리로 배출되고, 20%가 수거되며 그중 5%만이 재활용이 되죠. 쓰레기를 처리하는 공공 위생 서비스가 발달하지 않아, 쓰레기가 길에 방치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중에서도 물주머니가
큰 골칫거리라고? 😮


사진 : Annika Hammerschlag/Anadolu Agency via AFP


물주머니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상징적인 일회용 제품 중 하나인데요. 아프리카에서는 작은 비닐봉지에 담긴 물을 사서 마신 다음, 구겨서 길거리에 버리는 일이 흔하다고 해요. 문제는 물주머니에 쓰이는 플라스틱 봉지에 다양한 원료가 섞여 있어 재활용이 불가능하다는 거예요. 계속해서 버려지는 비닐 쓰레기는 배수구를 막고 하천을 오염시키는 주범이 되고 있죠. 


왜 아프리카에서 물주머니가 널리 쓰이고 있을까요? 예전에는 사람들 대부분이 재사용 가능한 유리병을 가지고 다녔지만, 산업의 발달과 경제 성장으로 물가가 급증하면서 일회용 비닐봉지에 물주머니를 사는 게 더 저렴해졌다고 해요. 그 밖에도 편리성을 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위생문제 등, 여러 요인이 복잡하게 얽혀 지금은 대부분의 국가들이 물주머니에 의존한다고 합니다.


2013년 5월, 코트디부아르는 물주머니를 포함한 여러 종류의 비닐 플라스틱 금지령을 발표했지만 플라스틱 산업의 반발과 노동자 시위로 금지령을 철회했어요. 


🇺🇸&🇪🇺&.. : 얼마면 돼(수북)
🇨🇫 : 이건 너무한 거 아니냐고;



아프리카의 플라스틱 오염은 각국의 플라스틱 산업이 빠르게 성장한 것도 있지만, 미국과 서유럽 등 선진국의 영향도 있어요. 미국과 캐나다, 유럽연합은 매년 수억 톤의 플라스틱 폐기물을 다른 국가에 수출하고 있는데요. 중국이 2018년부터 플라스틱 쓰레기 등의 수입을 전면 금지하면서, 아프리카로 향하는 플라스틱 폐기물량은 4배 이상 늘었죠.


2020년 5월, 플라스틱 폐기물의 국가 간 이동을 막는 취지의 바젤 협약 개정에 180개국이 합의했지만 미국은 비준하지 않았어요. 심지어 미국은 석유 회사를 중심으로 로비를 펼쳐 ‘플라스틱 재활용 산업’을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아프리카에 더 많은 플라스틱 폐기물을 보내려고 하고 있죠. 2022년에 발행된 보고서에 따르면, 동아프리카에서는 여전히 비닐봉지의 국경 간 밀수가 이뤄지고 있다 해요.


우리가 모르는 쓰레기 문제,
얼마나 크고 복잡할까🤔


제가 이엪지를 운영하면서 깨달은 것 중 하나는, 어떤 문제가 하나에 그치지 않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 있다는 거였어요. 그 사실을 알고 나서부터는 의문이 풀릴 때까지 '왜'를 물으면서 다방면으로 문제를 바라보려고 하는데요.


처음 아프리카의 플라스틱 오염 이슈를 알게 됐을 때도 의아한 점이 많았어요. 선진국에 비하면 1인당 플라스틱 소비량이 턱없이 작은데, 왜 저렇게 바다와 하천에 쓰레기가 넘쳐날까? 왜 정부에서 강력하게 제재하지 않을까? 속으로 질문하며 조사해 나갔죠.


그러다 아프리카 대륙에 얽힌 국제 정치를 알게 되고, 아프리카의 물주머니 문화와 플라스틱 산업의 관계, 글로벌 기업의 로비와 노동자 시위 등 파생되는 사회적 문제를 접하게 됐어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크고 거대한 문제구나 싶어 마음이 복잡해지더라고요. 후발 주자의 성장은 필연적으로 선두주자의 견제 어린 통제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걸 느꼈어요.


재작년에 브랜디와 함께 보고 다루었던 영화, <독성거래>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나와요. 유럽에서는 판매 금지인 독일 회사의 제초제가 케냐에서는 버젓이 팔리고 있었는데요. 화학 약품이나 환경 보호에 대한 케냐 정부의 인식이 낮아서 생기는 일이기도 하지만, 케냐의 글로벌 기업 제품 의존도가 높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었죠.


아프리카의 플라스틱 오염 문제, 독자님은 어떻게 보셨나요? 아래 댓글창으로 독자님의 의견을 들려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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