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브랜디입니다. 저는 비거니즘에 관심을 갖고 행동하기 시작한 이후로 생일선물을 받지 않고 있어요. 필요하지 않은 선물을 받으면 결국 쓰레기가 되는 게 싫었거든요. 또 가끔은 진심으로 축하하는 마음을 담아 선물한다기보다 의무감에 주고받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도 많았어요. 하지만 선물을 받지 않는 것은 저의 선택이니, 저는 지인들의 생일에 선물을 주는 편이었는데요. 그렇게 몇 년이 지나자 여기저기서 원성이 들리기 시작하더라고요.
“너는 주면서 왜 나는 못 주게 하냐.” “나에게도 선물 줄 권리를 달라!”
선물을 받기만 하는 사람도 조금 민망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그제서야 들었어요. 그렇게 시작된 고민은 작년에 우연히 이 기사를 보면서 생각보다 쉽게 해결됐어요. 😮
바로 ‘생일기부’를 진행하는 거예요. ‘생일선물 대신 돈을 보내주면 모아서 기부한다’는 의미인데요. 세상을 바꾸는 좋은 방법 중 하나가 의미 있는 활동을 하는 단체에 기부하는 것이라고 믿고 있던 저는 당장 다음 생일부터 진행해야겠다 마음먹었고, 지난 8일, 드디어 실행에 옮겼습니다!
😮 생일기부? 어떻게 했어?
저는 우선 홍보물을 만들었어요. 취지, 방법, 일정 등의 내용을 담아서 눈에 띄게 만들었죠.
그리고 이걸 인스타그램과 카카오톡 프로필에 올려두었어요. 기간은 5일로 정했답니다.
그다음엔 기부금을 전달할 단체를 찾아봤어요. 저는 홍보물에 ‘동물권 단체, 기후행동 단체, 인권 단체에 나눠서 기부하겠다’고만 적어뒀었는데요. 어디에 기부할지를 먼저 알리고 시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아요!
그렇게 제가 정한 단체와 모금함은 이렇게 세 곳이에요.
1️⃣ 새벽이생추어리 : 대한민국 최초로 농장에서 공개 구조된 돼지 새벽이가 제 삶을 찾아 평생 온전하게 살아가길 바라는 시민들이 힘을 모아 만든 공간이자 동물해방의 가치를 지향하는 동물권 단체예요. 현재 새 보금자리로 이사를 준비 중이어서 <2023 새벽이생추어리 이사 프로젝트>에 후원하기로 했어요.
2️⃣ <세월호참사 9주기를 알리는 신문 광고> : 제 생일 8일 뒤는 세월호참사가 발생했던 날이에요. 기억하겠다는 약속,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책임지겠다는 약속, 진상을 규명하겠다는 약속, 한 걸음 더 나아가겠다는 약속. 우리들의 약속을 다시 한번 되새기기 위해 4.16연대에서 진행한 ‘세월호참사 9주기를 알리는 신문 광고’ 모금함에 후원하기로 했어요.
3️⃣ 청소년기후행동 : 청소년기후행동은 기후위기의 당사자인 청소년, 청년의 목소리와 행동으로 기후 문제 해결을 위해 유의미한 변화를 만드는 기후 운동 단체예요. ‘어느 누구도 예외 없이 당연한 일상, 마땅히 상상 가능한 안전한 미래가 존재하는 것이 ’권리‘로 지켜져야 하기에 행동한다’는 것에 공감해 마지막 후원단체로 결정했어요.
돈이 너무 안 모이면 어쩌지.. 하는 우려가 무색하게 687,800원이라는 큰 금액이 모였고, 여기에 제 돈 62,200원을 더해 총 75만원을 각 25만원씩 위 세 단체에 기부했는데요. 기부 이후에 돈을 보내준 분들도 계셔서 새벽이생추어리와 청소년 기후행동에는 3만원씩 추가 기부했답니다. 그래서 모인 최종 금액은 무려 81만원! 사용한 금액, 후원한 곳, 후원자 명단 등은 따로 정리해 역시 인스타그램과 카카오톡 프로필에 게시했어요. 😊
🧡 뿌듯함은 기본, 선한 영향력은 덤
프로젝트를 성황리에 마치게 되어서 기쁜 마음에 제 돈을 따로 기부하기도 했는데요. 인권이 지켜지는 사회를 위해 행동하는 활동가들을 지원하는 ‘인권재단 사람’은, 활동가와 인권옹호자를 위한 공간, 인권센터를 짓고 있어요. 혐오가 출입할 수 없는 인권센터가 튼튼하게 잘 지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50만원을 기부했습니다.
처음 해보는 프로젝트라 걱정 반, 기대 반이었는데 생각보다 많이들 공감하고 좋아해 주셔서 뿌듯했어요. 평소 저의 비건적 라이프스타일에 부정적이었던 부모님도 좋은 아이디어라고 해주셨고, 좋은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줘서 고맙다는 친구들도 많았죠. 게다가 평소에 연락하지 않고 지내던 중학교 친구나 대학교 후배들에게도 연락이 와서 너무 신기했어요. 기부라는 행동이 어렵지 않다는 걸 알리는 기회가 됐던 것도 같네요. 아마 여력이 되는 한 매년 진행하게 될 것 같아요!
🎁 이런 선물은 싫지 않아
생일기부에 더해 제 취지에 어긋나지 않는 물건이 무엇일지 고민하면서 선물을 해준 친구들도 있었는데요. 이것도 짧게 공유해볼게요.
첫 번째는 저와 함께한 추억이 담긴 사진첩을 선물해 준 친구인데요. 바로 올리브예요! 이엪지 활동을 하면서, 같이 놀러 다니면서 찍은 사진들을 인화해서 사진첩으로 정리해 줬더라고요. 제가 절대 버리지 않을 것 같은 선물이 뭘지 고민한 끝에 만들었대요. 올리브 정말 멋지죠? 또 본인의 재능을 발휘한 선물도 받았어요. 저를 직접 그린 그림을 보내준 친구도 있었고, 직접 만든 귀여운 뜨개 가방을 준 친구도 있었어요. 그리고 갑자기 영상통화를 걸더니 초가 꽂힌 케이크를 들고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고는 “얼른 불어!” 하던 친구는 생일마다 계속 생각날 것 같네요.😄 저의 가치관을 존중하면서 생일을 축하해 주는 친구들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꼈던 하루였어요.
💦 이것만은 주지 않았으면... TOP3
반대로 이것만은 주지 않았으면 하는 선물도 있는데요. 제 마음대로 순위까지 매겨보았어요. 😏
3위 : 배송 쓰레기 나오는 제품
직접 전달받는 것보다 더 많은 쓰레기가 나오는 배송 선물이 3위예요. 물론 정말 필요한 물건을 선물받는 경우도 있지만,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까지 생각하면 마냥 기쁘지는 않더라고요.😭
2위 : 꽃다발
받을 때는 정말 예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결국 쓰레기가 되는 꽃다발이 2위예요. 꽃이 너무 빨리 사망한다는 점, 상업적으로 재배된 생화 중 상당량이 판매되기도 전에 시들어 폐기된다는 점, 폐기 시 메탄가스를 발생시킨다는 점 등등. 받고 싶지 않은 이유는 참 많은데요. 보통 꽃은 서프라이즈로 받는 경우가 많아서 분위기상 거절하지 못하고 가져오곤 했어요. 혹시 이걸 보고 있는 제 지인분들이 계신다면 이제 저에게 꽃다발은 더 이상 주지 않으셔도 된다는 말씀! 전해드립니다. 😅
1위 : 텀블러, 에코백 등의 그린워싱 제품
제가 환경에 관심을 갖고 행동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가장 많이 받은 선물이에요. 텀블러와 에코백이 겉으로는 굉장히 환경친화적으로 보이지만, 텀블러는 약 50번, 에코백은 131번 정도 사용해야 그 효과가 있다고 하죠. 갖고 있는 것만 써도 평생 쓸 수 있을 것 같아서 더 이상 받고 싶지 않아요.
덧붙여서, 제가 생일선물에 대한 고민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는 ‘선물로 비건 제품만 받겠다고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했었는데요. 새로운 비건 제품을 소비하는 것보다 소비 자체를 줄이고 자제하는 게 더 비건적 행동인 것 같아요. 게다가 요즘 비건 워싱 사례도 많이 늘고 있어서, 이게 정말 비건인지, 제조 과정에서 정말 어떠한 착취도 없었는지도 의심되고요.
여러분은 받고 싶은 선물, 혹은 받고 싶지 않은 선물이 있나요? 여러분은 생일을 어떻게 보내고 싶으신가요? 아래 댓글에서 이야기 나눠주세요!
▼▼▼BONUS! 브랜디의 기부 단체 추천▼▼▼
(콘텐츠 하단을 확인해주세요.)
https://stib.ee/ZET7
안녕하세요 브랜디입니다. 저는 비거니즘에 관심을 갖고 행동하기 시작한 이후로 생일선물을 받지 않고 있어요. 필요하지 않은 선물을 받으면 결국 쓰레기가 되는 게 싫었거든요. 또 가끔은 진심으로 축하하는 마음을 담아 선물한다기보다 의무감에 주고받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도 많았어요. 하지만 선물을 받지 않는 것은 저의 선택이니, 저는 지인들의 생일에 선물을 주는 편이었는데요. 그렇게 몇 년이 지나자 여기저기서 원성이 들리기 시작하더라고요.
“너는 주면서 왜 나는 못 주게 하냐.” “나에게도 선물 줄 권리를 달라!”
선물을 받기만 하는 사람도 조금 민망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그제서야 들었어요. 그렇게 시작된 고민은 작년에 우연히 이 기사를 보면서 생각보다 쉽게 해결됐어요. 😮
바로 ‘생일기부’를 진행하는 거예요. ‘생일선물 대신 돈을 보내주면 모아서 기부한다’는 의미인데요. 세상을 바꾸는 좋은 방법 중 하나가 의미 있는 활동을 하는 단체에 기부하는 것이라고 믿고 있던 저는 당장 다음 생일부터 진행해야겠다 마음먹었고, 지난 8일, 드디어 실행에 옮겼습니다!
😮 생일기부? 어떻게 했어?
저는 우선 홍보물을 만들었어요. 취지, 방법, 일정 등의 내용을 담아서 눈에 띄게 만들었죠.
그리고 이걸 인스타그램과 카카오톡 프로필에 올려두었어요. 기간은 5일로 정했답니다.
그다음엔 기부금을 전달할 단체를 찾아봤어요. 저는 홍보물에 ‘동물권 단체, 기후행동 단체, 인권 단체에 나눠서 기부하겠다’고만 적어뒀었는데요. 어디에 기부할지를 먼저 알리고 시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아요!
그렇게 제가 정한 단체와 모금함은 이렇게 세 곳이에요.
1️⃣ 새벽이생추어리 : 대한민국 최초로 농장에서 공개 구조된 돼지 새벽이가 제 삶을 찾아 평생 온전하게 살아가길 바라는 시민들이 힘을 모아 만든 공간이자 동물해방의 가치를 지향하는 동물권 단체예요. 현재 새 보금자리로 이사를 준비 중이어서 <2023 새벽이생추어리 이사 프로젝트>에 후원하기로 했어요.
2️⃣ <세월호참사 9주기를 알리는 신문 광고> : 제 생일 8일 뒤는 세월호참사가 발생했던 날이에요. 기억하겠다는 약속,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책임지겠다는 약속, 진상을 규명하겠다는 약속, 한 걸음 더 나아가겠다는 약속. 우리들의 약속을 다시 한번 되새기기 위해 4.16연대에서 진행한 ‘세월호참사 9주기를 알리는 신문 광고’ 모금함에 후원하기로 했어요.
3️⃣ 청소년기후행동 : 청소년기후행동은 기후위기의 당사자인 청소년, 청년의 목소리와 행동으로 기후 문제 해결을 위해 유의미한 변화를 만드는 기후 운동 단체예요. ‘어느 누구도 예외 없이 당연한 일상, 마땅히 상상 가능한 안전한 미래가 존재하는 것이 ’권리‘로 지켜져야 하기에 행동한다’는 것에 공감해 마지막 후원단체로 결정했어요.
돈이 너무 안 모이면 어쩌지.. 하는 우려가 무색하게 687,800원이라는 큰 금액이 모였고, 여기에 제 돈 62,200원을 더해 총 75만원을 각 25만원씩 위 세 단체에 기부했는데요. 기부 이후에 돈을 보내준 분들도 계셔서 새벽이생추어리와 청소년 기후행동에는 3만원씩 추가 기부했답니다. 그래서 모인 최종 금액은 무려 81만원! 사용한 금액, 후원한 곳, 후원자 명단 등은 따로 정리해 역시 인스타그램과 카카오톡 프로필에 게시했어요. 😊
🧡 뿌듯함은 기본, 선한 영향력은 덤
프로젝트를 성황리에 마치게 되어서 기쁜 마음에 제 돈을 따로 기부하기도 했는데요. 인권이 지켜지는 사회를 위해 행동하는 활동가들을 지원하는 ‘인권재단 사람’은, 활동가와 인권옹호자를 위한 공간, 인권센터를 짓고 있어요. 혐오가 출입할 수 없는 인권센터가 튼튼하게 잘 지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50만원을 기부했습니다.
처음 해보는 프로젝트라 걱정 반, 기대 반이었는데 생각보다 많이들 공감하고 좋아해 주셔서 뿌듯했어요. 평소 저의 비건적 라이프스타일에 부정적이었던 부모님도 좋은 아이디어라고 해주셨고, 좋은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줘서 고맙다는 친구들도 많았죠. 게다가 평소에 연락하지 않고 지내던 중학교 친구나 대학교 후배들에게도 연락이 와서 너무 신기했어요. 기부라는 행동이 어렵지 않다는 걸 알리는 기회가 됐던 것도 같네요. 아마 여력이 되는 한 매년 진행하게 될 것 같아요!
🎁 이런 선물은 싫지 않아
생일기부에 더해 제 취지에 어긋나지 않는 물건이 무엇일지 고민하면서 선물을 해준 친구들도 있었는데요. 이것도 짧게 공유해볼게요.
첫 번째는 저와 함께한 추억이 담긴 사진첩을 선물해 준 친구인데요. 바로 올리브예요! 이엪지 활동을 하면서, 같이 놀러 다니면서 찍은 사진들을 인화해서 사진첩으로 정리해 줬더라고요. 제가 절대 버리지 않을 것 같은 선물이 뭘지 고민한 끝에 만들었대요. 올리브 정말 멋지죠? 또 본인의 재능을 발휘한 선물도 받았어요. 저를 직접 그린 그림을 보내준 친구도 있었고, 직접 만든 귀여운 뜨개 가방을 준 친구도 있었어요. 그리고 갑자기 영상통화를 걸더니 초가 꽂힌 케이크를 들고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고는 “얼른 불어!” 하던 친구는 생일마다 계속 생각날 것 같네요.😄 저의 가치관을 존중하면서 생일을 축하해 주는 친구들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꼈던 하루였어요.
💦 이것만은 주지 않았으면... TOP3
반대로 이것만은 주지 않았으면 하는 선물도 있는데요. 제 마음대로 순위까지 매겨보았어요. 😏
3위 : 배송 쓰레기 나오는 제품
직접 전달받는 것보다 더 많은 쓰레기가 나오는 배송 선물이 3위예요. 물론 정말 필요한 물건을 선물받는 경우도 있지만,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까지 생각하면 마냥 기쁘지는 않더라고요.😭
2위 : 꽃다발
받을 때는 정말 예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결국 쓰레기가 되는 꽃다발이 2위예요. 꽃이 너무 빨리 사망한다는 점, 상업적으로 재배된 생화 중 상당량이 판매되기도 전에 시들어 폐기된다는 점, 폐기 시 메탄가스를 발생시킨다는 점 등등. 받고 싶지 않은 이유는 참 많은데요. 보통 꽃은 서프라이즈로 받는 경우가 많아서 분위기상 거절하지 못하고 가져오곤 했어요. 혹시 이걸 보고 있는 제 지인분들이 계신다면 이제 저에게 꽃다발은 더 이상 주지 않으셔도 된다는 말씀! 전해드립니다. 😅
1위 : 텀블러, 에코백 등의 그린워싱 제품
제가 환경에 관심을 갖고 행동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가장 많이 받은 선물이에요. 텀블러와 에코백이 겉으로는 굉장히 환경친화적으로 보이지만, 텀블러는 약 50번, 에코백은 131번 정도 사용해야 그 효과가 있다고 하죠. 갖고 있는 것만 써도 평생 쓸 수 있을 것 같아서 더 이상 받고 싶지 않아요.
덧붙여서, 제가 생일선물에 대한 고민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는 ‘선물로 비건 제품만 받겠다고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했었는데요. 새로운 비건 제품을 소비하는 것보다 소비 자체를 줄이고 자제하는 게 더 비건적 행동인 것 같아요. 게다가 요즘 비건 워싱 사례도 많이 늘고 있어서, 이게 정말 비건인지, 제조 과정에서 정말 어떠한 착취도 없었는지도 의심되고요.
여러분은 받고 싶은 선물, 혹은 받고 싶지 않은 선물이 있나요? 여러분은 생일을 어떻게 보내고 싶으신가요? 아래 댓글에서 이야기 나눠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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